오랜만의 오리지널 신작에 담은 구상

2004.1.16.

barks interview

머리 위로 피가 올라오는 세계에 "더 쿨 다운하자"

피아노 솔로작, 영화음악 등 쉬지 않고 다양하고 활동을 계속하는 사카모토 류이치가 9년 만에 완전한 오리지널 작품을 발표한다. 음악, 기술, 정치, 세계 정세... 모든 환경이 매일 변화해온 온 9년간 이번 작품에 담은 큰 메시지는 2004년 '지금'이기 때문에 필연성을 가져야 할지도 모른다. BARKS는 그런 신작 발매를 앞두고 교수에게 차분히 이야기를 물었다.


교수의 신작이 나온다. '04년 1월 21일에 싱글 'undercooled/Ngo', 그리고 '04년 1월 25일에 음반 'CHASM(캐즘)'. 수중의 자료에서는 이번 앨범을 '9년 만의 솔로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98년에는 피아노 솔로 앨범 BTTB(싱글 우라 BTTB는 대히트곡 energy flow를 수록하고 100만장 돌파)를 '01년에는 CASA 등 일련의 보사노바 작품도 선보이고 있는데 왜 9년만인가 하면 '기획 내용이 한정되지 않은 프리폼(free form) 작품으로는 '95년 SMOOCHY 이후'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확실히 SMOOCHY 이후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피아노 솔로, 트리오, 심지어는 장엄한 오페라 등 어쿠스틱한 악기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 옛날 아날로그 신디의 이매지네이티브한 극상의 사운드를 들려주던 시절의 팬들이 보기에 이 시기의 교수는 자신의 음악의 원점인 피아노를 꽉 잡고 서로 양팔로 끌어안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energy flow가 팔렸기 때문이죠. '치유'라고 해서(웃음). 하지만 그 동안 그 밖에도 여러가지로 해왔는데 꼭 피아노 일변도가 된건 아니죠."

즉 교수의 자기 분석에서는 어쿠스틱한 것과 테크노적인 것의 물결이 있었고, '90년대 후반에는(최첨단 녹음 기술 등을 이용하면서도) 기분이 어쿠스틱 방향으로 쏠렸던 것 같다. 그렇다면 또 반대도 있고. 이제 교수는 이른바 '팝' 필드에는 돌아오지 않는게 아닐까... 하는 참견 걱정을 품고 있던 팬의 한 사람으로서는 조금 안심하지만, 애초에 교수에게 '팝'이란 무엇일까?

"(팝이라는 것이)뭔가를 남에게 전할 때의 '전달 방법'이라고 하면 그 일은 지금도 잘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정치에서는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개인적인 일에서도 결혼하기 위해 여자를 부추긴다든지, 연인에게 진의를 전한다든지. 사실 삶의 모든 국면은 사실 '사람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정치라고 하면 과거 여당 정권의 일각을 담당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생동감이 없는 그 정당에 대해

"아무리 말을 제대로 해도 전달이 안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 버린다. 귀도 기울여야 하는 일이 있지요." 라고도…….

그리고 이번에 등장하는 신작. 우선 싱글 undercooled/Ngo에 대해서. undercooled는 한국 래퍼 MC Sniper에 의한 강렬한 반전 메시지를 포함하면서, 이를 동양적이고 슬프고도 부드러운 멜로디로 감싼 넘버.

"undercooled라는 것은 낯선 영어지만 직역하면 '불충분하게 냉각됐다'라는 의미입니다. 최근 전세계가 머리에 핏발이 선 형국이라고 할까, 쿨하지 않죠. 저로서는 '좀 쿨 다운 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은겁니다. '결국 독불장군을 거역할 수 없는 이 세상은 어때, 이래도 되는거야?'같은 기분이 너무 강합니다."

한편 Ngo는 꽤 기분 좋은 보사노바풍. 그것도 교수의 필터를 통해 꿰어 꼬집은 듯한 실로 경쾌한 튠이다.

"이것은 100% new balance를 위해 만든 곡. N은 new balance. 즉 '뉴발란스, 고!'라는 조어입니다(웃음)"

그리고 대망의 앨범은 취재한 시점('03.12.25.)에서 '거의 막바지에 가까워졌다'라고 하는데 그 사운드란?

"디카나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을 이용해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 넣어 가공하거나 요즘은 모두 나름대로의 디자인을 만들어 즐기고 있어요. 그처럼 재미있네라고 생각한 소리를 넣어서 가위로 잘라내어 확대하거나 모호하게 보거나. 그런 photoshop 같은 느낌으로 제겐 2003년이라는 일년짜리 일기같은 것을 싹싹 모아 놓은 듯한 앨범입니다."

교수 주변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스스로 재편하고 가공한 듯한 소리. 그것이 우리의 귀에 닿았을 때, 이번에는 어떤 느낌을 줄지……. 아무튼 빨리 듣고 싶다.

취재/글 : 야마모토 노보루(山本 昇)

출처 : barks.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