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KAMOTO Q&A / 『CHASM』


chasm

Q1. 음반 제작, 수고하셨습니다. 우선 '제작이 끝난' 지금의 기분, 그리고 감상을 들려주세요.

기분은 매우 상쾌합니다.

만족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만족. '에스페란토'만큼이나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생겼다는 느낌이 듭니다.

Q2. 최근 몇년 『1996』, 『BTTB』, 『LIFE』 등의 어쿠스틱한 접근과 한편으로 『COMICA』, 『vrioon』 등의 electronic 접근이라는 흐름은 항상 평행했다고 생각합니다만, 『CHASM』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또 표현 방법이라는 부분에서 갈등은 없었나요?

오래전부터 제게 과제는 생생한 것과 일렉트로닉, 혹은 클래시컬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라는 식으로 아무래도 음악의 스타일이 크게 양분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들을 병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나의 음악속에서 융합시킬 것인가라는 것이지만, 어쨌든 더는 나누어 제출하는게 싫어~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모두 좋아하고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인데 나 나름의 융합 형태를 만들면 나답고 등신대(等身大)의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했어요. 이번 CHASM에서는 보다 그 고민을 해결하는데 가까운 답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동시에, 이러한 시행 착오 속에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에 대한 폐색감을 최근 느끼고 있었고, 실제 사회에서도 911 이후의 폐색감이라는 것이 매우 강했습니다~ 라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자신이 새로운 것을 만들 필요가 없잖아?"라고 하듯이.

게다가 3년에 걸쳐 Morelenbaum2/Sakamoto의 활동과 자신의 음악을 못한다는 피지컬한 억압도 있어 CHASM에 나타난 해방감이라는게 큰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 편곡상으로도 소리가 막히지 않아 개방감이 있고, 심플하면서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합니다.

Q3. Sketch Show의 존재는 CHASM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일본 음악계에 있어서 중요한 세분이 각각 electronica적인 것을 애호하고 음악적인 가능성을 느끼는 것은 우연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현대에 사는 음악가로서, 큰 틀에서 분명 느끼는 것이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Sketch Show의 두 사람과 나는 표현 방법이 많이 다르겠죠...

그것은 음악의 뿌리가 다르기 때문 아닐까. 연주하는 악기도 다르고요. Sketch Show의 작품은 2차원적인 소리의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호소노 씨도 "공간성이 싫다"라는 말을 하고 있고요.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저는 오히려 저의 음악의 모체가 되는 악기가 피아노나 키보드라는 점이 있어서, 신체성으로는 무의식 중에 2차원적으로 느끼는 소리를 좀 더 3차원적으로 포착하고 싶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그 '3차원적인 음의 심도'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음악적으로 많이 다르게 들릴 수 있을 겁니다. 단지 아무리 호소노 씨나 다카하시 군이 공간성을 배제하려 해도 제가 들으면 그 전자음 속에도 제대로 신체성(身体性)이 있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Sketch Show는 좋은 라이벌이자 소중한 마음의 벗입니다.

Q4. 『CHASM』 속에서는 Sketch Show 말고도 마찬가지로 오랜 친구인 David Sylvian의 협업이 인상적인데요. David에 대해서 들려주세요.

무엇일까, 어떤 관계라고 하면 좋을까.(웃음) 뭐랄까, 수수께끼군요~~~~.

확실히 나의 '소리'와 그의 목소리, 노래와의 궁합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100세대 정도 전에는 진짜 쌍둥이 형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실제 나이는 제가 더 위지만 체감하는 연령은 같습니다.

쌍둥이 형제가 대륙의 동쪽과 서쪽으로 헤어져 버린 것이지요. (^^;

음악적으로 그의 경우는 학문적 기초가 아니라 직감으로만 음악을 만들고 있으니 대단합니다. 정말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배경이 다른데 음악적으로 겹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소리가 비슷하다...라던가,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와 실비앙 밖에 내지 못하는 "브오오~~."라는 독특한 어두운 신디의 울림이 있는데, 별로 다르게 듣지 않네요. 왜일까.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어쨌든 그와는 "쌍둥이 형제 같은 느낌"이라고 볼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같이 있으면 서로에게 서먹했을 것이고, 각각 다른 인격으로 다른 생활이 있으며, 이를 침식하는 것은 없는 셈이죠.

인간은 능력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늘어날 때가 있잖아요. 나는 실비앙의 그런 시기를 몇번 봤습니다. 오랜 인연 속에서 그것은 저에게 일어났을 때도 있지만. 어쨌든 실비앙은 감각이 매우 날카롭군요.

자주 연락을 취하는건 아니기 때문에 생각이나 음악의 기호는 매일 점점 변하고 있겠지만 가끔 이야기할때 그가 변화하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것이 자극이 됩니다. 단지 영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실비앙이 힌두교를 믿게 되고부터 이쪽에 지식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두 딸의 훌륭한 아버지가 되어 인간적으로는 씩씩해진 것 같습니다.

Q5. CHASM 각 곡에서는 각 곡의 색깔 등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앨범 전체를 통해 기술적인 부분이나 사운드 측면에서 뭔가 특별한 고집이 있나요?

역시 이번의 특징은 최대한 MIDI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소리의 소재'인 Audio File을 갑자기 만지는 곳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로서는 흰 캔버스에 물건을 두고 콜라주를 만들거나, 미로나 클레이처럼 이상한 기호와 모양을 두고 보거나, 잭슨 폴락처럼, 박자 절 구조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이 계속 있어서 그것이 CHASM에서는 조금 실현한 듯한 느낌은 듭니다.

콜라주에서 쓰는 '물건'의 소재화 같은 손놀림으로 Audio File을 다룬다는 것은 기억 매체와 CPU의 진보, 컴퓨터의 진보 덕분이죠.

사운드 측면에서는 Filter를 고집하고 여러 종류를 시험하거나 실제로 많이 사용합니다. Filter의 사용법 하나로 어떤 '소리'를 듣고 생겨나는 감정이나 깊이가 크게 바뀌어 버리는 거에요. 소재와 Filter의 조합도 정말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신이 "이거!"라고 생각하는 소리가 될 때까지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외로운(웃음).

전체의 소리의 맛도 기본적으로는 모든 작업을 자기 혼자 감당할 수 있으니 더 개인적이고 매우 인티메이트(intimate)한 것으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마스터링에서도 그 분위기나 색깔이 깨지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Q6. 중국 전통악기나 기타 민족악기는 이전부터 사용하고 계시지만 이번 CHASM에서는 아악기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아악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전통 악기를 사용할 때 어떻게 '악기'를 고르는 것인가요?

그러고 보니 생황(笙)이라는 소재도 있었네~ 안 썼구나. 다음에 쓰자.(웃음)

서양 음악의 악기가 아닌 소리에 대한 흥미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있어서 한때는 민족음악 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고이즈미 후미오 선생님의 수업도 듣고 있었고. 그것을 생각하면 너무 많이 쓰지는 않았잖아요. 민족 악기 퍼레이드라고 말하는 것도 싫고.

평균률에 대한 폐색감은 16~17살 때부터 있었던 것이니, 그것이 계속 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래서 민족 악기를 동경합니다.

필률(觱篥)은 그 음정이 묘해서 좋아하는 거죠. 정말 묘하다니까요.

Q7. 이번 CHASM에서는 투어와 라이브 공연 등의 예정은 있나요?

의욕만이지만요. 만들어 보니 하고 싶어져서요.

그래도 앨범 제작 도중에 "이 음원으로 라이브를 할 수 없다"라고 말했더니... 매니지먼트가 스케줄을 잡지 않았네요. (^^;  그래서 투어 계획은 없습니다.

만약 스케줄이 비면 그건 하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Laptop 같은 것이 되어 버리지만. 그래~ 역시 무리인가. CD를 걸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같네요~.

출처 : siteSakam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