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 ryuichi sakamoto

지난 "CHASM"을 발표한 게 2004년이니 5년만의 솔로앨범 출시. 하지만 그렇게 간격이 멀지 않은 것 같은 것은 그동안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정력적으로 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HASYMO~YMO에 이르는 활동으로 일렉트로니카부터 펑크적인 테크노까지 해내고 많은 팬들을 기쁘게 한 것은 기억에 생생한 터이지만, 그밖에도 "음향파"로 불리는 칼 스텐 니콜라이나 크리스챤 페네스와 같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실시하거나 1999년 오페라 작품 "LIFE a ryuichi sakamoto opera 1999"을 영상작가 타카타니 시로와 함께 'LIFE-fluid, invisible, inaudible...'이라는 제목의 인스톨레이션으로 재구축하는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음악"과는 다른 작품 제작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해진 신작의 제목은 "out of noise". '노이즈에서' 혹은 '노이즈 밖으로'로 번역할 수 있을까, 뭔가 의미심장한 제목이다.

"제목의 의미는 받은 사람이 상상해보세요. 'out of noise'라는 문구는 불쑥 제 입에서 나온 말이에요... 앨범에 참여해준 고대음악 그룹 '프렛워크'의 레코딩을 하기 위해 영국에 갔을때 그들과 펍에서 마시고 음악 얘기나 잡담을 나누는 중에 정말 갑자기네요."

여기서 사카모토가 말하는 '노이즈'를 일본어로 말하는 '잡음'으로 파악하면 조금은 의미를 착각하는 것이다. 악기로 연주된 '악음'이 아닌 소리... '비악음'으로 봐야 할 것이다.

"노이즈와 사운드, 그리고 악기 소리와 누군가가 말한 의미 있는 목소리... 그것들 다양한 소리 사이의 경계를 낮추어 모든 것을 똑같이 취급하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북극권에서 녹음해 온 소리에서 만들어졌다 "the arctic trilogy"

앨범에 수록된 노이즈의 대표적인 것은 사카모토 자신이 북극권에서 녹음해 왔다는 소리다. 그것들은 핸디레코더와 수중마이크(!)에 의해 포착한 것으로, 작은 얼음알갱이가 '슈와슈와' 하는 소리와 빙하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소리 등 실로 다양한 표정을 지녔다.

"지난해 10월 북극권에 갔었습니다. 케이프 페어웰이라는 영국 프로젝트에서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배를 타고 온난화의 실체를 현지에서 보려는 열흘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음반 제작 도중이라 중단되는게 싫었는데 가보니 예상 외로 충격을 받았어요. 말로 잘 형용할 수 없는데 온통 수평선까지 물과 얼음... 모노크롬의 세계예요. 그린란드에 상륙해도 나무도 자라지 않았어요. 그런 여행을 해서 뉴욕으로 돌아오자마자 문명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멍해 있었어요. 하지만 빨리 앨범을 완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북극권의 충격을 떠올리며 마무리했어요."

북극권에서 채취된 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은 "disko" "ice" "glacier"라는 3곡. 그것들을 사카모토는 "the arctic trilogy"... 북극권 삼부작이라고 부른다.

"그린란드에는 디스코 섬이 있었는데 그곳에 상륙했다가 깜짝 놀란 것은 섬 전체에 울릴 만큼 슬픈 개 울음소리였어요. 애완동물이 아니라 썰매를 끄는 노동자죠. 그 울음소리를 핸디레코더로 담은 것을 뉴욕 스튜디오에 돌려보낸 뒤 루프시켜 리듬 같은 것을 만들고, 거기에 코넬리우스의 오야마다 게이고 군 기타를 올려 보았습니다."

그린란드의 개 짖는 소리와 도쿄의 오야마다 게이고의 기타라는, 그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한 소리끼리 컴퓨터를 사용해 절묘하게 편집함으로써 생겨난 음악은 소음과 음악의 경계를 방황하는, 지금까지 아무도 들어본 적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ryuichi sakamoto

프레이즈나 리듬의 빗나감으로 인해 피아노마저도 이상한 울림으로

물론 이런 노이즈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는 곡도 있다. 예를 들면 첫머리인 'hibari'. 고고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가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를 애독했다는 에피소드에서 착상을 얻었다는 곡이지만 피아노로 연주된 아름다운 프레이즈의 단편을 서서히 밀어 나감으로써 피아노이지만 피아노가 아닌 듯한 그 울림이 있는 노이즈 성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hibari'라는 곡은 원래 즉흥으로 연주한 피아노 프레이즈가 있고 기본은 그것을 루프로 하고 있는데, 복사해서 만든 조금 길이를 바꾼 것이 동시에 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두 가지가 점점 틀어져 4~5분 정도 지나서 일단 어긋나고 또 어긋나고 마지막 9분쯤에 다시 맞죠."

그런 엇갈림의 재미는 역시 피아노를 부각시킨 'composition 0919'에서도 찾을 수 있다. 휴대전화 광고에서도 쓰인 이 곡은 실제로는 단 3가지 음으로만 만들어져 있으며, 그런 비켜나기 방식이라고 할까, 조합법으로 음악으로 들릴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CM판은 비트를 넣어 듣기 편하지만 음악적으로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이쪽 버전. 이쪽이 주인공이예요(웃음). 앨범 마지막 곡이 되는데 반복 재생으로 첫 곡 'hibari'와 연결해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피아노를 부각시킨 또 하나의 곡 'to stanford'는 실은 자신의 곡이 아니라 사카모토가 발굴한 여성 싱어송 라이터인 고토링고의 곡이다.

"저는 남의 곡을 별로 커버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해본 것은 롤링 스톤즈와 오키나와 민요일까... 스톤즈와 오키나와 민요와 고토링고는 대단한 선곡이지요(웃음). 이 'to stanford'라는 곡은 본인의 말에 의하면 '너무 사카모토스러움'인 것 같은데 내게 그렇게는 들리지 않습니다(웃음). 하지만 줄곧 좋아하는 곡으로 지난해 8월 로하스 클래식 콘서트에서 2명이 연주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이미지 그대로 피아노 두 대로 연주하는 설치곡으로 커버해 봤어요."

투어 전 공연을 녹음했고 다음날엔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판매하다

전달하면, 작년 말 인터넷 중계에 의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이번 앨범 발매에 맞춰 진행되는 라이브 투어는 그 전체 공연이 녹음되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이튿날에는 다운로드 판매된다는 획기적인 시도가 이뤄진다.

"라이브는 모두 25회 정도 할까. 뭔가 다른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정해진 곡은 그렇게 많이 다를 수는 없다... 매번 실수할 수는 있겠지만(웃음). 피아노 2대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는데 그래도 이번 앨범에는 라이브로 할 수 있는 곡이 거의 없다(웃음). 'to stanford'는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hibari'는 열심히 하면 될까... 나머지는 대부분 무리(웃음). 그 대신은 아니지만 라이브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팸플릿에는 CD가 2장이 붙어 있어 아마도 이런 곡을 할 거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지금까지의 라이브에서 기록용으로 기록해둔 것이거나 팜플렛을 위해 만든 신곡도 있어 총 30곡 정도 들어갈 예정이에요."

레코딩에서 그리고 라이브로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한 일을 도전하는 사카모토 류이치. 우리는 그런 그의 행위의 목격자인 것을 더욱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text/쿠니사키 스스무(사운드&레코딩 매거진 편집장)

ryuichi sakamoto

출처 : commmo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