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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리뷰]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 [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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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80회 작성일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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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많은 분들이 어릴적 비행기나 우주선을 타고서 하늘이나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상상을 해본 경험이 있을것입니다. 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만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조금은 다른방향으로 상상을 했었습니다.
머리위를 날아가는 여객기를 쳐다볼때, 비행기의 창너머로 제가 서있는 바로 그곳을 바라보는 승객도 있을런지 모르죠. 어쩌면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그 비행기안에 타고있어서 비행기를 쳐다보는 저와의 이상한 교감을 일으켜서는 제가 위치한 그곳을 쳐다보게 될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비록 제가 보이진 않겠지만.
그럴경우, 서로간의 시선이 오고가는 바로 그 공간에는 공기뿐만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생겨버리는것이 아닌가...어떤 알려지지 않는 물질이 채워져서는 서로간을 더 느끼게 할수 있게끔 만들어 버리는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업무차 비행기를 타는경우가 많은데, 제가 아는사람이 있을리가 없는 해외나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국내의 지방의 경우 비행기 착륙이 다가올 때, 별다른 느낌이 없으나 서울과 부산만은 이런 옛적의 상상을 떠올리면 누군가 이 비행기를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직까지도 야릇한 느낌이 오곤 합니다.
시로츠그 라다트역시 이러한 꿈을 가지고 있던 소년이었습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고선 자국의 비행기 자체가 좋은것이던지 나쁜 것인지에 상관없이 하늘을 날으고 싶어하였습니다.
하지만 시로츠그의 학교성적은 그를 해군파일럿으로 되게하기만큼 우수하지는 못하였습니다. 대신 그는 20년전에 창립되어 그때까지 한번도 우주로 사람을 내보낸적이 없는 왕립우주군에 입대를 하게되죠. 창공이 아닌 우주니까 더 잘된일이 아니냐구요?
문제는 어느시간대인지, 어느공간인지도 모르는 라다트가 살고 있는 오네아미스왕국이 있는 이 행성의 기술수준으로는 모두들 인간을 우주로 내보낸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것으로 인식할만큼, 기술이 충분히 발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최근의 테스트로 죽어 버린 전우의 장례식으로 시작하고 있구요. 왕립우주군의 군인들과 함께 시로츠그는 어느새 어릴적 꿈을 잃어 버린채, 순간순간의 생존을 위하여, 혹은 보다 더 나은직장을 얻기위하여 왕립우주군에서의 근무란 한순간 머물고 가는곳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렇듯, 모호한 장르설정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57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었고 또한 유리 가가린이 61년 최초의 우주인이 되었음을 알고 있지않습니까 ? 오네아미스왕국이 있는 이 행성은 지구와 비슷한 역사과정을 가지고 있는, 지구인들과 똑같이 생긴 행성인들이 지구인의 서기 1950년~60년때와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시절을 그리고 있습니다. 만일 오네아미스왕국이 소련이고, 라다트중령이 가가린이라면, 영화의 장르는 단순한 드라마가 됩니다. 아무리 기술적인 사항으로 무장하고 있더라도 탐 행크스의 영화 [아폴로13호]가 SF가 아닌 드라마이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는 다른 공간과 시간설정으로 영화는 SF드라마가 되어버립니다. 오늘날에는 흔치않게 볼 수 있는 사실적인 캐릭터들과 스토리를 가진 애니메이션이지만, 당시로서는 굳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스토리인지도 확실치 않았던 실험에 가까운 시도였습니다.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던 시로츠그가 어느날 홍등가의 한복판에서 전도를 하고 있는 리쿠니를 만나게 됩니다. 리쿠니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여인이죠. 하지만 다음날 시로츠그가 리쿠니의 집을 방문한 목적은 그녀의 신념에 끌렸다기보단 다른곳에 있었습니다. 그런 그의 의도를 알고 있음인지, 그녀와 함께있는 여자아이 마나는 시종일관 시로츠그에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초로 인간을 행성궤도로 올려놓기위한 우주인으로 지원한 시로츠그는 분명히 리쿠니에게 영향받기 시작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녀는 매일매일을 무사안일주의로 살고 있던 (하지만 내심, 분명히 무엇인가가 잘못흘러가고 있음을 느끼고는 있는) 시로츠그에게 우주여행과 '왕립우주군'의 목적이 대단함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를 자살과 다름없는 행위에 자원하게끔 만든 것이죠. 장군을 비롯한 모두가 놀란 반응을 보이지만, 그날이후 왕립우주군역시 원래의 창립목적대로 점차 모든일들을 준비하게 됩니다. 왕립우주군이 존재목적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죠.
 
 
 
 
 
 
 
 
자, 문제는 세상사가 그다지 간단하고 순진하게 흘러가진 않는단 것입니다. 왕립우주군의 거대 우주프로그램이 정부예산없이도 진행되는 이유는 장군과 왕실간의 유착 때문입니다. 굶주리는 사람과 무숙자들이 많음에도 불구, 정부가 허무맹랑하기까지 보이는 왕립우주군의 프로그램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접국과의 전쟁유발을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로켓발사장소를 국경근처로 옮기기까지 하죠.
그리고 상대국은 오네아미스왕국의 시나리오대로 로켓을 탈취하고자 국경을 침범하고 전쟁은 발발하고야 맙니다. '오네아미스의 날개'는 최초의 순수한 존재목적과는 다른, 왜곡된 목적을 가지게 된것이죠.
순수한 목적을 잃어 버린 존재는 순수한 결과를 낳기가 힘들어 지게됩니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도 왕립우주군은 힘든결단을 내립니다. 전쟁이 이미 발발된 이상, 로켓의 왜곡된 존재목적은 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바로 인류를 최초로 행성궤도로 올려놓겠다는 최초의 목적을 이루겠다는 것이죠.
 
교전중인 양국의 병사들을 뒤로한채, 로켓은 보란 듯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또한 궤도에 진입하게 됩니다. 지상이나 공중의 병사들도 모두들 멍하니 발사되는 로켓을 바라보게되죠.
그리고 그이후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웃음띄고 있는 시로그크의 모습이 담긴 앤딩크레딧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짐작컨데, 그다지 나쁜 결말로 치닺진 않았을꺼란 느낌이 들뿐입니다.

그렇다면 시로츠그와 왕립우주군의 순수한 의도가 양국의 불순한 의도를 정화시킨 것일까요?
 
 
 
 
우주궤도에 들어선 시로츠크는 단파방송을 시작합니다. 인류의 과거전쟁사에 대한 반성과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조를 바라고, 신에게는 자비를 구합니다. 리쿠니의 신념이 시로츠크에게로 그리고 또 그의 입을 통하여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순간입니다. 하늘에서 시로츠그가 전세계를 대상으로 이야기를 할 때, 땅위의 리쿠니는 떨어지는 눈을 봅니다. 두사람간에 교감이 일어난 것일까요?
하늘에선 시로츠크가 땅에선 리쿠나가 신의 목소리를 전하고있는것이죠.
 
1962년 존 F. 케네디대통령은 미국의 우주프로그램을 위한 라이스대학에서의 연설중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향후 10년 이내로 달로 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달에 가고자 합니다. 얻을 수 있는 새로운지식과 권리가 있기에 이 새로운 도전을 행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 성취된 모든 것들은 전인류의 발전을 위하여 사용되어져야만 합니다."
인간은 리쿠니의 말처럼 다오가 신으로부터 훔쳐왔던 불을 이용하여 이만큼의 문명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시로츠그의 말처럼 우주공간도 언젠가는 이땅의 모든곳이 그러하였듯이 인간들의 더러운잔재로 뒤덮히게 될런지도 모릅니다. 이것을 피하기위해서 우리는 불(기술)의 존재이유를 JFK가 말하였듯이 전인류의 파멸이 아니라 발전을 위하여 사용하여함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것을 왜곡된 목적으로 사용하게 될 때, 리쿠니의 예언이 실현될런지도 모릅니다. 리쿠니가 그러했듯이, 그리고 가이낙스가 그러했듯이 타협없는 목적실현만이 나아가야할 길인 것 같습니다.
미국망가사에서 발매된 코드1 DVD의 화질은 대부분의 망가발매 DVD가 그렇듯이 ([퍼펙트 블루]나 [공각기동대]는 예외로 하고)기대를 하지 않는편이 좋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제가 가지고 있는 역시 망가발매의 [왕립우주군] 비디오테잎보다도 못한 화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DVD가 괜찮은 이유는 다른곳에 있습니다. 아마도 코드1으로 발매된 저패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할 것인 야마가 감독과 아카이 조감독의 코맨터리를 작품과 함께 들을수가 있습니다 (영어자막과 함께). 또한 84년당시 반다이의 투자를 유치키 위하여 제작되었던 4분가량의 데모필림을 볼수도 있습니다. 또한 영화제작전의 이미지그림들을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과 함께 76분가량 수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비록 화질과 사운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가이낙스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괜찮은 DVD라고 생각됩니다.
DVD사양
영 화: 왕립우주군: 오네아미스의 날개(125분)
화면비: 16:9 (아나몰픽지원)
사운드: 영어더빙 (5.1DD), 일본어더빙 (2.0DD), 감독 및 조감독 코맨터리 (영어자막지원)
서 플:
- 삭제씬
- 제작전 이미지그림 (76분분량)
- 왕립우주군 데모필름 (4분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