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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일본 음악 거장'…사카모토 류이치가 남긴 소통의 기록들


입력 2023.04.02 23:53 수정 2023.04.04 18:0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창작 활동 계속하며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 했다"

영화 음악 거장인 일본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71)가 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났다고 2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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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2014년에 중인두암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2020년 6월 직장암을 선고받은 후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매니지먼트 회사 캡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공식 사이트를 통해 "2023년 3월 28일 사카모토 류이치의 별세를 알리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20년 암이 발병한 이후에도 컨디션이 괜찮은 날엔 그의 자택 내 스튜디오에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며 마지막까지 음악과 함께 했다"며 "사카모토 류이치의 활동을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과 관계자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1978년 '사우전드 나이브스'(Thousand Knives)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같은 해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구자인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 그룹이 해체될 때까지 활동을 이어갔다.


1983년까지 그룹은 해체했지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영역을 넓혀 더욱 활발한 활동을 선보였다. 특히 세계적인 영화의 음악 작업을 맡아 각종 기록들을 써 내려갔다.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았으며, 1987년 영화 '마지막 황제'로는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오리지널 음악 작곡상, 그래미 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4년 인두암 투병 중에도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비롯해 '분노', '남한산성' 등 다수의 영화 음악 작업에 참여한 것은 물론, 새 앨범 'ASYNC'를 준비하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보여줬다. 2020년 직장과 간으로 암이 전이된 이후에도 영화 '베킷', '애프터 양' 등의 음악을 만들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음악가이자 동시에 활동가이기도 했다. 반핵 활동가이자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며, 때로는 시위에 등장해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해당 지역을 찾아 음악회를 열며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한국의 대중들과도 인연이 있다. 2000년 첫 내한 공연 이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지며 관객들을 직접 만났다. 또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의 영화 '남한산성'(2017)의 음악 감독을 맡기도 했다. 2018년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국내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도 맡았다.


지난해 작곡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이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당시 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절 여부의) 선 긋기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전문가도 일치된 견해를 내놓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서양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 독창성은 자기 안에 있는 것"이라고 유희열을 옹호했었다.


"끝까지 음악과 함께 했다"는 소속사의 말처럼, 지난해 12월에는 피아노 솔로 콘서트 통해 온라인 관객들을 만났다. 도쿄 NHK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 플레잉 더 피아노 2022'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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