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작업한 영화 '괴물'의 사운드 트랙. 일본에서는 2023년 5월, 한국에서는 2023년 11월 29일에 개봉한 영화는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고 2022년에는 한국 영화 '브로커'의 감독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을 맡고,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으로 알려진 작가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썼다.

사카모토가 암 투병 중에 음악을 맡아 영화 전체를 커버하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하지 못해 작품을 위해 두 곡의 신곡만 새로 작곡했으며, 나머지 곡은 사카모토가 과거에 발매한 3개의 솔로 앨범(12, Out of Noise, BTTB)에서 가져왔다.

사카모토는 '괴물'의 스코어 음악에 대해 "괴물이라고 불릴 때면 누가 진짜 괴물인지 두리번거리지만, 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잡하기도 하고, 이 영화는 이 가시 돋친 질문을 돌파하려고 합니다. 이 복잡한 주제에 직면해서, 이 영화에는 어떤 음악이 제공되어야 할까요. 아이들의 진실 어린 감정이 저를 구원했고, 제 손가락을 피아노로 인도해 주었습니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보통 편지를 보내드리면 음악이 오고, 그렇게 여러 차례 편지와 음악을 주고받으며 만들어 나갔다. 이런 작업들이 정말 귀한 작업이다"라고 사카모토 류이치와의 일화를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보통 각본을 집필할 때 들었던 음악을 바탕으로 악기의 이미지를 정한 뒤 음악가에게 곡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가 직접 각본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집필 단계의 음악 이미지가 없었고, 촬영할 때나 편집할 때 호텔 방에서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곡을 틀어 놓고 작업했다고 한다. 때문에 '괴물'의 음악은 사카모토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촬영지가 스와(諏訪)로 정해지고, 그에 맞춰 각본 속 풍경이 명확해졌을 때, 밤의 호수에 사카모토 류이치 씨의 음악이 겹쳐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편집 과정에서 사카모토의 음악을 임시로 삽입한 뒤, 편지와 함께 사카모토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그의 간곡한 부탁에 사카모토는 "전체를 맡을 체력은 남아 있지 않지만 (임시 삽입된 영화를) 보니 매우 흥미롭고, 몇 곡의 음악 이미지가 떠올라 이를 형태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마음에 들면 사용해 주세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2곡의 신곡과 함께 "이미 발표한 곡들도 자유롭게 사용해도 괜찮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영화 제작진에게 전달했다.

최종적으로 새로 작곡한 2곡(Monster1, Monster2)과 1998년 발매된 BTTB의 Aqua, 2009년 발매된 Out of Noise의 hibari와 hwit, 2023년 1월 발매된 12의 20220207, 20220302 등 총 7곡이 사용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거절당했다면 근본부터 발상을 바꿔야만 했다. 음악도, 그 외 활동들도 존경하는 사카모토 류이치 씨에게 음악을 부탁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28일, 사카모토 류이치는 도쿄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영화의 일본 개봉을 앞둔 5월 31일, 사용된 7곡이 수록된 앨범 사운드트랙 '괴물'이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