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유명 시사 주간지에는 불교의 세계에 빠지는 미국인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실린 적이 있다. 청교도의 후손들이 사는 미국 땅에서 회색 가사 걸치고 목탁 두드리는 푸른 눈의 빛나리 스님들을 목격하는 것이 곧 예삿일이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물론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현대 첨단 문명의 혜택을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도 최고로 수혜 받는 미국인들이 느끼는 기계 문명에의 소외감과 스트레스 또한 가히 세계 최고 치수를 기록하는 실정이고 보면 이들에게 있어 명상과 자기 성찰을 주장하는 불교는 충분히 신비롭고 매력적인 사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리틀 부다'는 최근 서구 사회에 불고있는 불교에의 관심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산물이다. 매년 석가탄신일마다 부처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TV에서 시청하는 우리(동양인들)에게 있어서야 부처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별반 새로울 것도 없는 존재지만 서양에서 서양 사람을 주인공으로 해서 부처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2000년 기독교 역사를 자랑하는 서구 사회에서는 분명 센세이션이다.

중국인 피가 1/4 섞여있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서양 사람 키아누 리브스(촬영 중 그는 책상다리를 못해서 애를 먹었다고 한다)를 부다 역으로 분하게 한 것은 파격이 아닐 수 없다. (동양 사람이 예수로 분하여 예수 생애 영화를 만들었다고 상상해 보라) 평범한 미국 어린이가 죽은 라마 승려의 환생이라는 통고를 받고 죽은 승려가 살던 부탄 왕국으로 찾아가 라마승의 안내로 2,5000년 전 부처의 발자취를 안내 받고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리틀 부다'를 감독한 이는 [마지막 황제]로 유명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이다.

사운드트랙을 담당한 류이치 사카모토도 감독에 뒤지지 않는 명성을 지닌 인물로 그는 '리틀 부다'에서 서양 음악과 동양 음악,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을 배합하여 불교와 부처의 구도 세계를 적절하게 표현하여 영화의 신비감을 더 한창 살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