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Discography


Morelenbaum²/Sakamoto
Femme FataleComicaLive in Tokyo 2001현재 앨범In the Lobby: At G.E.H. in LondonL.O.L.(Lack of Love)Goha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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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분   류 : 앨범 / 협업
발매일 : 2001-08-22
장   르 : Bossa nova
시   간 : 43:09
포   맷 : LP
레이블 : WEA Japan (WPJ6-10145)
발매국 : Japan Japan
트랙

A1.As Praias Desertas
A2.Amor Em Paz
A3.Sabiá
A4.Chanson Pour Michelle
A5.Bonita
A6.Imagina
B1.Estrada Branca
B2.O Grande Amor
B3.Canção Em Modo Menor
B4.Tema Para Ana
B5.Esperança Perdida - I Was Just One More For You
B6.Sem Você
참여

소개

두 사람의 모렐렌바움/사카모토...

참으로 단순한 그룹 이름이다. 포르투갈어로 '집'을 의미하는 앨범의 제목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앨범에서 연주되고 있는 모든 곡의 작곡자이며, 때로는 그 이름이 곧 보사노바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집에서, 생전에 그가 애용했던 피아노를 사용하여 이 앨범이 녹음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단순 명료한 이 제목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이 갈 것이다. 앨범의 주인공은 그룹 이름이 알려 주듯 쟈키스(첼로)와 파울라(보컬) 모렐렌바움 부부, 사카모토 류우이치(피아노)의 세 사람이다. 이 세 사람으로 구성된 트리오가 조빔의 곡들만을 연주한 열 여섯 곡을 수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앨범으로, 그룹의 구성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듯, 단순하기는 그룹 이름이나 타이틀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곡에 따라서는 게스트 뮤지션이 참가하고 있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의 곡들이 피아노, 첼로, 보컬만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덧붙여지는 악기도 기타, 베이스, 퍼커션으로 한정되어 있다. 물론 여기서의 단순함이란, 모자라다든가 단조롭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복잡함을 초월한 의미에서의 단순함이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그리고, 이 단순함은, 어떤 의미에서, 말년의 조빔이 소수의 친밀한 뮤지션들로 구성된, 이른바 패밀리 밴드와의 작업을 통해 보여주었던 바로 그 음악적 관심을 이어받고 있는 의미에서의 단순함이기도 하다. 다수의 장르에 있어서, 컴퓨터를 이용한 시퀀싱이라는 방법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심요소로 자리잡은 현대의 대중 음악 속에서는, 이와 같은 단순함을 획득한 음악을 찾아내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일일 것이다. 여러 종류의 타악기들이 빚어내는 폴리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삼바를, 기타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재구성해낸 천재 조앙 질베르토로 인해 생명을 얻게 되는 보사노바는, 이러한 의미에서의 단순함을 구현하고 있는 대표적인 장르이다. 언뜻 '탄탄타탄'이라는 단순한 엇박자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들리는 조앙 질베르토의 리듬은, 제각각 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그의 열 손가락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엇갈림들로 인해, 표면적인 단순함 뒤에 마치 숨어있듯 내포된, 상상을 초월한 복잡함으로 듣는 이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조앙의 이러한 천재성을 한 눈에 알아차리고 그의 음악을 세상에 알린 것은 물론, 그 이후 보사노바가 바다를 건너 세계 각지로 퍼져가서, 탄생으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건강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중심인물이었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또한, 특히 선율과 하모니의 면에서 그와 일맥상통하는 단순함을 실현해 내었다고 하는 것은, 초기의 대표곡 One note samba를 비롯한 수많은 그의 작품들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대중음악의 연주에 사용되는 대표적 악기라고는 할 수 없었던 첼로가, 대중음악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이토록 자연스럽게 위치할 수 있는 자리를 발견하게 한 것은 물론, 그의 등장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의 브라질 대중음악계에 어쿠스틱 붐을 불러일으킨 장본인 쟈키스 모렐렌바움과, BTTB(Back to the basic)이라는 타이틀의 피아노 솔로 앨범을 발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일본의 대중음악가 사카모토 류우이치가, 아마도 이 단순함의 의미를 누구보다 깊이 의식하고 있는 음악인들일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앨범이 바로 그들이 제시한 하나의 대답이라고 보는 것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것이다.

일본 국내에서도 언제나 '세계의 사카모토', '교수'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아마도 브라질에 있어서의 조빔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음악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의 대중음악가인 사카모토 류우이치에 관해서는, 전설적인 테크노 트리오 YMO(Yellow Magic Orchestra)의 활동은 물론 수많은 영화음악을 통해 이미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을 것이다. 또한 그에 관해서는 이미 국내 발매된 앨범 (Discord)를 통해서도 소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므로, 오페라, 영화음악, 기획앨범 등으로 지금도 역시 놀라운 페이스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간단한 설명으로 줄이기로 하고, 비교적 국내의 음악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쟈키스 모렐렌바움을 중심으로, 세 사람의 관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아마도 지금 브라질에서 가장 바쁜 연주가이자, 편곡가, 프로듀서의 한 사람임에 틀림없는 쟈키스 모렐렌바움은, 1954년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지휘자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숙한 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A barca do sol이라는 프로그레시브 그룹의 일원으로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지만, 곧 미국의 보스턴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2년 간 공부한 후 귀국한다. 귀국한 그가 맡은 첫 번째 작업은, 코러스 그룹 Ceu da boca의 앨범의 프로듀스로, 이 그룹의 멤버 중 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부인 파울라였던 것이다. 1985년부터는 새롭게 결성된 조빔의 그룹에 초빙을 받고 파울라와 함께 참여하여, 앞에서 언급한 조빔의 패밀리 그룹의 일원으로 조빔의 유작 앨범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적 표현을 뒷받침해 왔다. 조빔의 그룹에서 활동하면서, 1990년대 초반부터는 이그베르토 지스몽치Egberto Gismonti, 카에타노 벨로조Caetano Veloso, 갈 코스타Gal Costa 등 브라질의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가하면서 일약 브라질 대중음악계의 중심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동시에 그는 많은 영화 음악을 작곡하였으며, 그 중에는 이미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브라질 영화 '중앙역'도 포함된다는 것을 덧붙여 둔다. 1989년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브라질 음악의 소개에 힘쓰던 뮤지션 아토 린제이Arto Lindsay(그는 어린 시절을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 보낸 브라질 통으로, 브라질 출신의 많은 뮤지션들과 친분이 두터웠다.)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자신의 음악사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걸작앨범 (Estrangeiro)를 발표한 바 있던 카에타노 벨로조는, 1991년 역시 아토 린제이의 프로듀스로 앨범 (Circulad)를 제작한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처음으로 카에타노의 앨범에 참가하여, 첼로를 연주한 쟈키스는, 이후로 발표된 카에타노의 거의 모든 앨범에 연주는 물론 편곡 및 프로듀서로서 참가하고 있을 만큼, 카에타노의 절대적인 음악적 신뢰를 얻게 된다. Ambitious lovers라는 독특한 듀오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던 아토 린제이와, 역시 뉴욕을 활동의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던 사카모토 류우이치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는 것도 이 무렵부터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사카모토의 모든 앨범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이름으로 참가하고 있는 노리코 소라 스카이라는 이름이, 앰비셔스 러버즈의 앨범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더 직접적으로 린제이 프로듀스의 몇몇 앨범에 사카모토가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여성가수 마리자 몬치Marisa Monte의 앨범 (Mais)를 비롯하여, 카에타노의 (Circulad)에 사카모토가 참가한 것이 모렐렌바움과 사카모토의 직접적인 만남을 가능케 한 원인이었다고 한다. 앨범 (Circulad)를 계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의 관계는, 사카모토가 자신의 월드 투어에 쟈키스를 초청하는 등으로 더욱 밀접한 것으로 발전해 간다. 1995년 사카모토의 솔로 앨범 (Smoochy)에 모렐렌바움 부부가 참가한 것을 비롯하여, 1996년 사카모토의 어쿠스틱 트리오(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멤버로서, 세계 각지를 무대로 연주활동을 펼친 이들 두 사람의 교류는, 그밖에도 역시 조빔에게 바쳐진 기획 앨범 (REDHOT+RIO), 2000년 7월 29일 런던의 Great Eastern Hotel의 로비에서 열렸던 게릴라 콘서트의 실황을 기록한 앨범 (In the lobby at G.E.H in London)(여기에서도 조빔의 Falando de amor를 연주하고 있다.) 등등, 지금까지 결코 멈추는 일 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미 5년전부터 파울라 모렐렌바움의 발안으로 계획이 추진되어 왔다는 이 앨범은 2001년 1월, 조빔의 집을 비롯하여 리오 데 자네이로의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 수록곡들은 보시는 바대로, 이전부터 조빔의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물론, 아무리 조빔이 '보사노바의 아버지'라는 이명을 얻고 있다 하더라도, 그가 만든 모든 곡들이, 전부가 전부 보사노바 리듬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것 정도는 누구라고 짐작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가사가 있어서 노래로 불려진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오히려, 클래식의 소품과 통하는 분위기의 서정적인 작품들이 주로 연주되고 있다. 보사노바 리듬의 뼈대를 이루는 기타가 제외된 피아노, 첼로, 보컬의 트리오로 연주하기로 한 시점에서, 이미 이러한 선곡의 방향성은 자연스럽게 결정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이 앨범에서 목소리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로, 사카모토에게 '하늘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금치 못하게 한 파울라의 목소리가 거의 전곡에서 중심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반주와 노래의 형식이라기보다는, 트리오의 앙상블을 구성하는 한 가지의 악기적 요소로 목소리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코러스의 더빙을 철저히 배제한 녹음 방식은 이와 같은 의도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이 앨범에서 파울라의 목소리가 녹음되지 않은 곡은 단 두 곡으로, 이 두 곡은 원래부터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필자의 이와 같은 의견에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곡이란, 작곡가 미셸 르그랑Michel Legrand에게 바치는 Chanson pour Michelle와, 조빔의 아내 아나Ana에게 바치는 Tema para Ana로, 조빔 자신의 연주는 물론, 조빔 이외의 뮤지션들에 의한 연주를 통해서도 거의 들어보기 힘든 귀한 음원이다. 두 곡 모두 쟈키스와 사카모토의 듀엣만으로 연주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 밖의 참가 뮤지션들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트랙 9에서 파울라와의 듀엣을 들려주고 있는 에지 모타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브라질의 국민적 가수 침 마이아Tim Maia의 조카로 자시의 솔로 앨범은 물론, 많은 뮤지션들의 앨범에서 독특한 톤의 훌륭한 노래실력을 발휘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뮤지션이며, 트랙 2와 15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파울로 조빔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맏아들로, 오랫동안 조빔의 패밀리 밴드의 일원으로 활동해 온 바 있으며, 2000년에는 모렐렌바움 부부와 아들 다니엘 조빔과 함께 Quarteto Jobim-Morelenbaum이라는 이름으로, 역시 조빔의 곡들을 수록한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그후로도 지속적으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서, 지난 5월 한국에서 열린 이들의 공연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기타리스트 루이스 브라질은 '중앙역'의 사운드트랙 앨범 등 쟈키스가 프로듀스한 앨범의 대부분에 참가하고 있으며, 카에타노 벨로조, 다니엘라 메르쿠리, 마리아 베타니아, 엘바 라말료 등, 그가 편곡, 연주 등을 담당한 유명 아티스트들의 앨범은 다수에 달한다. 오랫동안 이그베르토 지스몽치의 그룹에서 활약해온 실력파 베이시스트 제카 아줌프성과, 1990년대부터 뚜렷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신세대 브라질 대중 음악의 핵심적인 존재인 천재 퍼커셔니스트 마르코스 수자노의 연주 또한 이 앨범의 음악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이 앨범의 내용을 토대로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의 공연이 진행 혹은 확정되어 있는 상태로, 토오쿄오에서의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앨범까지 발매되어 있는 시점을 생각하면, 조금 늦은 듯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 앨범을 계기로, 그동안 우리나라에 널리 소개되지 않았던 브라질과 일본, 두 나라의 음악이, 보다 지속적인 국내 발매를 통해 보다 많은 음악팬들에게 알려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혹시 더 관심을 가질 분들이 계실까 하는 마음에서,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실려 있는 조빔 자신의 앨범들을 몇 장만 소개해 두기로 한다.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1963), Getz / Gilberto(1964), Caymmi visita Tom(1965), A Certain Mr. Jobim(1965), Antonio Carlos Jobim: Composer(1965), Stone Flower(1970), Elis & Tom(1974), Terra Brasilis(1980), Tom Jobim Inedito(1987), Tom canta Vinicius(1990)

결국, 이 앨범도 지금까지 수도 없이 제작된, 다종다양한 조빔에게 바치는 헌정 앨범들 중의 한 장에 불과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들의 음악적 시도는, 결코 평범한 한 장의 앨범을 거기에 더해 놓은 것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앨범 속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그의 집에서, 아바나 산 시가를 입에 문 조빔이, 이 앨범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 사람 좋아 보이는 환한 미소를 떠올리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보일 것 같은, 그런 앨범이다.
출처 : CASA 라이너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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