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카와 준(市川準) 감독의 '토니 타키타니'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단편소설 '토니 타키타니'를 영화화 한 것으로, 소설이 가지는 냄새나 낮은 온도감을 실험적인 수법과 투명감 흘러넘치는 영상에 의해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1981년의 오오모리 카츠키(大森一樹) 감독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風の歌を聽け: Hear The Song of The Wind)' 이래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으로는 얼마 안되는 영화화다.

사카모토가 담당한 OST는 피아노를 기조로 한 정숙하고 아름다운 사운드가 인상적인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정밀하면서도 감정을 환기시키는 피아노 곡으로 미니멀한 영상에 청명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사카모토는 본 사운드 트랙은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의 틈새에 스며드는 바람과 같은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치카와 준 감독은 "영화를 보는데 신경쓰이지 않는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사카모토는 본 영화 음악 작업을 두고 "고독함이란 감정은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요?"라고 코멘트 했다.

작곡과 연주는 모두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았다. 녹음 전 영화를 감상한 후 일부 멜로디의 단편을 준비하고, 스튜디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뒤 영상을 보며 피아노 즉흥 연주로 곡을 만들었다. 이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의 사운드트랙을 녹음할 때 사용한 방식으로,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를 한 번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사운드트랙의 CD화는 예정에 없었기에 웹(애플 아이튠즈스토어 등)을 통한 다운로드 음원 판매만 이루어졌으나, 팬들의 오랜 요청으로 2007년 12월 사카모토의 또다른 OST인 Silk와 함께 commmons에서 발매되었으며, 2024년 9월에는 LP로도 발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