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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日최고밴드…YMO `테크노폴리스` [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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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15회 작성일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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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는 1988년 영화〈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맡아 동양인으론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황혼으로 물든 아름다운 자금성과 함께 흐르던 감동적인 선율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팬들의 기억에 선명하다. 세계를 무대로 만개한 그의 예술혼은 3인조 밴드 YMO(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의 탄생과 함께 전기를 맞았다.

일본 테크노의 살아있는 전설 YMO의 결성 20주년을 기념하는 헌정앨범〈테크노폴리스 2000-01(YMO Remixes Technopolis 2000-01)〉이 국내에 발매됐다. 2년여의 준비기간에,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션을 총망라한 그야말로 테크노의 '올스타 앨범'이다.
YMO는 78년 일류 세션맨으로 이름을 날리던 호소노 하루미, 다카하시 유키히로, 사카모토 류이치가 모여서 만든 밴드. 뉴웨이브와 펑크, 동서양의 고전 등 다양한 음악코드를 독특한 전자음향으로 엮어낸 이들의 연주는 '일본 테크노의 기원'으로 불릴 정도로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것이었다. 비단 테크노가 아니더라도 전세계 전자·컴퓨터음악에 이들이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YMO는 초기 '호소노와 옐로우 매직 밴드'라는 이름처럼 베이시시스트 호소노 하루미가 주도적 역할을 했던 팀. 하지만 대중적인 요소를 강조한 다카하시 유키히로, 창의적인 음악성으로 주목 받은 사카모토 류이치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진보를 거듭했다. 데뷔 초부터 영국 등 해외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었던 YMO는 이후 5년 동안 활발한 국내·외 공연과 총 11장의 앨범을 통해 일본 최고의 밴드로 평가 받았다.
YMO의 고전 11곡을 모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테크노폴리스 2000-01〉는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면면으로 다시 한 번 눈길을 끈다. 벨기에 레이블 R&S의 간판스타로 영국 인디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이시이 켄, 복고풍 테크노 사운드로 이미 미국 대학차트를 수 차례 정복한 피치카토 화이브, 일본 하드코어의 선두주자 드래곤 애시, 덴키 그루브의 스나하라 요시노리, 루나시의 기타리스트 스기조 등이 YMO의 노래를 리믹스했다.
첫 곡 '테크노폴리스'는 YMO의 79년작〈솔리드 스테이트 서바이버〉에 수록됐던 노래. 현란한 멜로디, 경쾌한 리듬과 베이스, 박수·환호성 등 다양한 효과음이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따금 등장하는 리버스 사운드는 노래가 끝난 후에도 긴 연속감을 준다. 이어지는 '타이튼 업'은 이시이 켄의 개성 넘치는 터치가 돋보이는 작품. 군더더기 없는 절제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사카모토 류이치와 게이샤 걸스라는 힙합 프로젝트를 결성했던 재일교포 뮤지션 토와 테이(김동화)의 리믹스로 알려진 '라이딘', 80년대 초반 서울의 어지러운 상황을 묘사한 '서울 뮤직'은 특히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끄는 곡들.
일본의 대표적인 클럽 디제이 하세베와 환타스틱 플라스틱 머신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연주한 두 곡의 '비하인드 더 마스크'를 비교해서 감상하는 것도 앨범의 또 다른 재미. 피아노 연주가 신비감을 더하는 '퓨어 잼', 라틴 풍 리듬이 이색적인 '파이어크랙커' 등도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