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작 Glass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필립 존슨(Philip Johnson, 1906~2005)이 1949년에 지은 미국 코네티컷주 뉴케이넌의 글래스 하우스(Glass House)에서 행해진 사카모토와 알바노토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녹음한 작품. 글래스 하우스는 목가적인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전면 유리로 된 주거지로, 존슨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2016년에 존슨 탄생 110주년과 글래스 하우스의 일반 공개 10기를 기념해 2016년 9월 1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전시 Dots Obssion-Alive, Seeking For Eternal Hope의 오프닝 파티에서 이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글래스하우스에서의 연주를 제안받았을 때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는 건물 자체를 악기로 쓰는 것이었다."라고 사카모토는 회상한다. "우리가 늘 하던 일처럼 실로 음악적이고 100% 즉흥적이었다."라고 그는 덧붙인다. "쿠사마 야요이의 물방울로 장식된 유리벽을 통해 보는 아름다운 풍경은 뭔가 특별하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자연적인 것, 자연, 그리고 인공적인 것, 예술이 서로 혼합된 이상한 것이었다."

단 하루 전 리허설을 했을 뿐 사카모토와 니콜라이(Alva Noto)는 키보드, 믹서, 싱잉(singing) 글라스볼, 크로탈(crotales), 그리고 건물 구조를 이용한 즉흥 연주를 했다. 사카모토는 콘택트 마이크를 유리벽에 장착하고 고무 말렛으로 유리 표면을 문질러 글래스하우스 자체를 악기로 변신시켜 묵상적이고 그리운 듯한 서글픈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마찬가지로 니콜라이는 크로탈을 활로 튕겼다. 두 사람의 즉흥 연주는 직관적인 콜 앤드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로 구축되어 갔다.

명상적인 고요함이 서서히 퍼져나가는 가운데 반짝반짝 빛나는 소리의 집합체가 층이 되고, 잠시 나타나 사라지는 멜로디에 마음을 사로잡히는, 추상적이고 미니멀하면서도 매우 이모셔널한 37분의 사운드 디자인. 그 건물이 가진 투명성과 자연과의 일체감에 그들의 독특한 퍼포먼스가 더해짐으로써 건축, 풍경, 음악이 서로 어우러진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12" 클리어 LP와 CD로 독일 Noton 레이블에서 발매되었으며, 앨범커버 이미지는 글래스 하우스의 평면도(Floor Plan) 스케치이다.